Colin B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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@ Menya Seven - Gangdonggu

“맛집 불모지에 피어난 마제소바”

1 . #맛집불모지강동구
강동구 주민이 된 지 어언 3년. “맛집 불모지”라고 부를만큼 괜찮은 식당을 만나기 어려운 동네지만 틈날 때 마다 발품을 팔다보니 괜찮은 한식집은 그래도 꽤 많이 발견해낸 것 같다. 하지만 외국음식을 맛있게 하는 곳은 정말 찾기 어려워서, 아직도 외국음식이 당길 때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차를 타고 달리고 있다.

2 . #길리단길되나요
길동이 시나브로 깨어나고 있다. 모텔과 술집들만 즐비하던 동네의 한 켠에 조그만 젊은 가게들이 하나 둘 피어나는 중이다. 아직은 인파도 적고 맛에 비해 손님이 부족해 문을 닫은 곳들도 많지만, 꿋꿋이 버티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들도 있다. 최근에 길동 복조리 시장 옆 골목에 점점 핫해지고 있는 마제소바 집이 있다고 하여 서둘러 방문했다.

3 . #마제소바
일본식 비빔면인 마제소바를 서울에 처음 알린 건 송파의 ‘멘야하나비’다. 이 메뉴 하나로 몇 년 째 사람들을 한 시간 넘게 줄세우고 있다. 나 역시 그 식당에서 처음 이 음식을 접했고 그 이후 다른 곳에서도 몇번 먹어봤지만 멘야하나비의 그것만큼 맛있는 곳은 없었다. 그만큼 맛내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라는 생각이.

기계로 주문을 하고 다찌 좌석에 앉아 음식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있다보니 곧 정갈하게 담긴 소바 한 그릇이 나왔다. 도톰한 면 위에 매콤한 민찌와 노른자를 올리고 그릇을 빙 둘러 부추, 파, 김, 간마늘 그리고 말린 고등어 가루를 올렸다.

맛있게 먹었다. 민찌도 여느 집들과 달리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고, 말린 고등어 가루와 살짝 더한 다시마 식초의 감칠맛이 금새 한 그릇 비우고 밥까지 말게 한다. 면이 조금 퍼져있는 것 정도 빼고는 아쉬운 점이 없었다.

4 . #틀린그림찾기
식당을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묘한 기시감이 든다. 마제소바의 비주얼부터 식당의 구조, 다찌에 붙은 맛있게 먹는 법까지 멘야하나비와 너무 닮아있어서.

마제소바도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한 그릇이란 생각은 들지만, 멘야하나비와 차별화되는 그 무엇도 찾기가 어려웠다. 물론 몇년째 사람들을 줄세우는 식당과 비교할 정도로 맛이 괜찮다는 얘기이기도 하다. 멘야하나비의 대체재 격 식당이 아닌, 개성있는 마제소바를 먹으러 길동까지 찾아와야 하는 식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.

- 추천메뉴: 마제소바 (다시마식초 꼭 두르세요)
- 주의: 원칙들(가방은 의자 뒤에, 먹고 난 그릇은 모아서 테이블 위에, 1인 1그릇, 물컵 물통 휴지꽂이 제자리에, 가슴 속 깊은 대화는 커피숍에서, 주방 촬영 금지)을 글로 써놓고 또 말로 강조해서 뭔가 교육 받는 느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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